USTR "韓, 강제노동 상품 금지 안해 인건비 억제 가능"
美무역대표부, 2026 무역장벽보고서 발표
작년 없던 강제노동 등장…301조 조사 맞물려
관세회피 협정 부재 지적…"환적 선별 어려워"
입력 : 2026. 04. 01(수) 11:29
[나이스데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강제노동을 통해 해외에서 생산된 제품의 수입을 금지하지 않아, 국내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고 불공정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USTR은 관세 부과를 목표로 한국 등 60여개국에 대한 강제노동 관련 무역법 301조 조사에 착수한 상태인데, 향후 조사에서도 이러한 논리를 들고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USTR은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6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미국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노동권 보호와 관련해 결사의 자유, 단체교섭권의 실질적 인정, 모든형태의 강제노동 또는 의무노동 근절 등에 대한 한국의 법률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며 "미국은 (한국의) 노동법 집행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미 무역장벽보고서는 매년 발표되지만, 한국 노동 관련 챕터는 지난해에는 없었으나 올해 새로 등장했다.

USTR은 미국 관세국경보호청(CBP)이 지난해 4월 강제노동이 의심된다는 이유로 전남 신안 태평염전 천일염에 수입 제한조치를 내린 사실을 언급했으며, 한국 정부가 강제노동이나 의무노동으로 생산된 제품 수입을 금지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강제노동)상품은 한국시장에 유입돼 경쟁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복합적으로 작용해 인건비를 인위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한국산 및 한국 내 특정 상품과 서비스에 불공정한 이점을 제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2일 강제노동과 관련한 불공정 무역 관행을 들여다보겠다며 한국 등 60여개국에 대한 조사를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사실상 지난달 대법원 판결로 무효화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한 조치다. 이날 보고서는 향후 조사의 예고편인 셈이다.

USTR은 한국이 관세 회피 방지협력 협정(a duty evasion cooperation agreement)을 미국과 체결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새로운 무역장벽으로 지목했다. 한미자유무역협정(FTA)으로 한국산 제품에는 원산지 규정이 이미 존재하지만, 협정 부재를 문제삼은 것이다.

보고서는 "협정 부재는 한미간 합법적 무역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한국을 경유해 환적되는 제3국 제조업체의 고위험 화물을 양국 정부가 효과적으로 선별하는 것을 어렵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는 관세 회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약화시키고 있으며, 한미 수출업체에 모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는 지난해 보고서에는 언급되지 않은 내용으로, 사실상 중국산 제품의 환적 가능성을 지적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USTR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국의 디지털 플랫폼 규제 관련 입법 움직임을 무역장벽으로 지목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보고서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국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및 국내 매출기준을 충족하는 특정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이러한 방안들은 한국 시장에서 영업하는 많은 미국 기업들에 적용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한국 기업들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있지만 다수의 다른 주요 한국 기업들과 해외 기업들은 제외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규제가 디지털 플랫폼 기업에 대한 다양한 사전 규제와 의무 조항을 부과하며, 다수 한국기업과 미국 외 국가의 기업들은 적용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한국이 투명성을 제고하고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기회를 실질적으로 제공해 업계와 소통을 개선할 것을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USTR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도 거의 동일하게 들어있는 내용인데, '경쟁 정책'이었던 소제목이 올해는 '반독점 관행들'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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